
78세에 한글을 배우기 시작해 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수험생으로 주목받았던 김정자(85) 할머니가 27일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사회복지학 전공 과정을 마치고 졸업했다.
이날 남색 졸업 가운에 학사모를 쓴 김 할머니는 굽은 허리로 단상에 올라 “이 모든 순간은 학교에서 배운 공부와 응원해 준 고마운 친구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감사한 마음뿐이었다고도 했다.
올해 85세인 김 할머니는 78세에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중·고등학교를 차례로 졸업하고 숙명여대에 입학했다. 2023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 대한민국 전국 평생학습교육원 제22회 대회에 응시해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김 할머니의 대학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통학에만 세 시간 넘게 걸렸고, 컴퓨터를 다루지 못해 보고서를 손으로 써야 했다. 그는 “걸음을 잘 못 걸어 휘경동 집에서 오는 데 3시간 반이 걸렸다”며 “대학 와서 보니 공부가 고등학교 때와 천지 차이라 리포트 쓰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무거운 교재를 들고 다닐 수 없어 같은 책을 두 권 사 한 권은 집에, 한 권은 학교에 두고 공부를 이어 갔다고 했다. 한 번 수업을 놓치면 다시 배우기 어렵다는 생각에 결석도 최대한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단한 학업 여정을 지탱해 준 것은 주변의 따뜻한 배려 덕분이었다. 그는 “얼마 전 바람도 불고 너무 추웠는데 한 여학생이 ‘할머니, 택시 타시려고 그래요’ 하면서 택시를 잡아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역까지 데려다주는 학생들도 아주 많았다”고 했다. 수업이 끝난 뒤 교수실을 찾아갈 때마다 질문을 받아준 교수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할머니는 앞으로 아동학 연계 전공(4년제)에 추가 입학해 학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전달하고 싶다”며 “건강이 허락할지 모르겠지만 하늘이 부르는 그날까지 연필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외에 있는 손주들과 영어로 대화하고 싶다는 목표를 위해 영어 공부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